여름날의 별미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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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별미 ‘냉면’
  • 탄탄(용인대 객원교수)
  • 승인 2020.07.3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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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이 세상에 맛난 음식의 가짓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겠지만 필자는 유독 서슴없이 ‘냉면보다 행복한 인생 음식이 또 어디에 있을까?’ 자문해 본다.

새삼 냉면이라는 작은 행복을 주는 음식을 다시 거론해 보고 여름철의 최대의 별미는 역시 냉면임을 거듭 강조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삼복더위에는 서울 장안의 유명 냉면집에는 이름난 맛 좋은 냉면을 먹고자 몰려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데 요즈음이 그 시즌이 아닌가 한다.

냉면에 대해서는 거의 마니아 수준이지만 필자보다 우리 스승님의 냉면 사랑과 전문성에 비하면 조족지혈일 뿐이다. 실제로 우리 스님은 냉면과 막국수의 요리비법에 대해서도 거의 이름난 요리사 이상의 전문가 수준이시라는 것이다.

지난날 종단에서 심부름을 하던 시절에 은사 스님께서 몇 번 사주신 냉면집은 더할 수 없이 맛난 집이었으며, 잊지 못할 그 추억과 맛은 인생 최대의 걸작이었으며, 잊혀지지 않는 냉면으로 늘 기억된다. 지금도 가끔 그때의 맛과 추억이 그리워 은사 스님을 모시고 가보았던 냉면집을 몇 번 방문해 보았지만, 예전 은사 스님께서 사주신 그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뒤늦게 대학원을 다닌다고 부산스럽게 사서 고생하며 때론 학위 논문 쓰느라 지치고 슬럼프에 빠져 있을 무렵에는 가끔 들러 슴슴한 장충동 평양냉면 한 그릇을 시원하게 비우고 큰 에너지를 얻기도 했으며, 어느 해 실의에 빠져 힘겨운 날을 보내던 때 가던 대전 유성구 신성동 3대를 내려온 냉면 맛집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오랜 반연이 있으며 주치의 이기도 한 청주 백석기 내과 원장은 “고칼로리의 밀가루 음식이 당뇨와 혈압에 유익하지 않다”며 되도록 줄이길 권하지만, 필자는 여름날 시원한 냉면 맛은 세끼를 다 먹으라고 해도 결코 질리지 않는다. 냉면과 더불어 만두와 빈대떡, 특히 녹두 지짐이와 애호박과 풋고추를 송송 썰어 넣은 수제비는 언제나 내 입맛을 자극한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와 평상에서 즐겨 먹던 콩가루 듬뿍 넣어 밀대로 달처럼 밀어 만들어 주신 칼국수 맛을 회상할 때마다 외할머니 생각이 간절하다.

또한 서울시내 을지로나 종로에서 냉면으로 이름이 난 노포를 찿아다니며 겨울에 이가 시리도록 찬 냉면을 사 먹었던 기억을 더듬으면 늘 행복하기도 하다.

탄탄(용인대 객원교수)

냉면의 시원한 국물은 여름에도 좋지만 역시 겨울에 먹어야 일품이다. 냉면이 본래 날이 추운 평안도의 겨울 별미였다고 하는 이야기가 일견 생소하지만, 예전에는 냉장고는 고사하고 얼음도 구하기도 어려웠을 테니 요즈음처럼 시원한 냉면 맛은 추억의 음식이며 여름날의 축복이라고 감히 너스레를 떨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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