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선재동자, 스티브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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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선재동자, 스티브잡스
  • 탄탄(용인대 객원교수)
  • 승인 2020.09.1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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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1846호 대방광불화엄경 정원본 권8
보물 제1846호 대방광불화엄경 정원본 권8

《화엄경》 마지막 부분 ‘입법계품’의 주인공인 선재동자를 아는가?

세상을 떠돌며 53인(실제로는 54인)의 선지식(善知識)을 만나 마침내 깨달음을 얻게 되는 선재동자가 법계에 들어가 만나는 선지식은 문수보살, 보현보살을 비롯해 비구, 비구니, 천녀, 거사, 바라문, 왕, 부자, 동자와 동녀 등 매우 다양했다. 장사꾼과 뱃사공은 물론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도 있었다.

선재는 신분이나 직업의 귀함과 낮음을 가리지 않고, 성별도 가리지 않으며, 어른이든 아이든 분별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선지식인을 만나 가르침을 청한다.

이 같은 선재의 행동에는 화엄경의 사상이 담겨 있다. 화엄경은 또 다른 말로 ‘잡화경(雜華經)’이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부처님을 장엄하는 꽃에 잡초도 끼어 있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름 모를 잡초라 해도 스승이 될 수 있으며,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말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기에 누구를 대할 때는 겉모습이나 조건으로 사람을 가르지 말고 항상 부처를 만난 듯 존중해야 한다.

선재가 선지식을 만날 때 직업이 좋지 않아서, 나이가 어려서, 남자라서, 혹은 여자라서 구분을 두었다면 깨달음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선재는 모두를 부처를 대하듯 하였던 것이다.

중국 화엄학의 대가인 법장은 제자들이 화엄법계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니 방을 하나 만들고 사방에 거울을 설치했다.

제일 앞전에 부처를 모시고 그 부처는 한 부처이지만 또 다른 여러 공간에 비쳐져 그 수많은 공간을 통해 한량없는 우주가 중중첩첩으로 겹쳐서 중중무진법계, 찰찰미진수(刹刹微塵數)로 이루어져 있음을 설명하니 제자들이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수많은 우주공간은 비로자나 부처님으로 충만해 있음이며, 중생은 비로자나의 진리 그 당체로부터 온 것이다. 비로자나의 작용이 원만보신 노사나불, 백억화신 석가모니불, 구품도사 아미타불, 당래화생 미륵존불, 시방삼세 일체제불, 제존보살 마하살로 펼쳐지기 때문에 곧 마하반야바라밀다이며, 우주법계는 충만하고 무진장하여 일체의 부처님과 한량없는 보살, 항하사 모래알처럼 수없이 많은 중생을 모두 교화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이른바 화엄경의 구도행자인 선재보살의 정신이다.

스티브잡스(1955~2011)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놓은 스티브 잡스는 대학을 중퇴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참선을 하면서 ‘화엄경’의 대목을 보고 거대한 우주를 손바닥에 넣을 수는 없을까를 늘 고민했다. 그렇게 해서 영감을 얻고 스마트폰이라는 인류문명을 변화시키는 물건이 만들어졌고, 이로 인해 그는 세계 제일의 갑부가 되었지만 불행하게도 50대 중반에 췌장암에 걸렸다.

미국의 뛰어난 의학이 이 인물을 수술하면 살릴 수 있다고 했지만 그는 수술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겠다”는 소신을 밝히고 죽었으며, ‘애플’의 모든 경영권을 동료들에게 넘겼다. 그가 죽기 전 한 이야기는 오늘날 모든 사람이 명심해야 한다. “이 세상에 위대한 창조물이 있다면, ‘죽음’처럼 위대한 창조물은 없다.” 생사불이(生死不二)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니다. 이를 제대로 깨달으면 불교를 바르게 이해할 수가 있다.

“이 대우주는 형이상학적인 영역이 아니라 4차원을 초월하여 헤아릴 수 없는 차원이고 연기적이며 극찰미진수 우주법계가 존재한다. 우리가 현미경으로 보는 미시적 세포는 또 다른 거대한 우주이며 망원경으로 보는 거시적 은하계는 미세한 점들일 뿐이다. 우주 속에는 헤아릴 수 없는 우주가 중첩되어 있고, 시간적으로는 찰나에 세계를 관통한다. 그러므로 마음 밖에 우주 법계가 존재하지 않고 우주와 내가 하나이며 모든 존재는 연기적으로 존재할 뿐이다. 있는 그대로 생긴 그대로 스스로 존재한다.”

화엄경의 가르침은 현대과학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고 하니 불교는 우주적 이치를 오롯하게 담고 있으며 종교와 과학을 접목한 최상의 진리라고 해야 옳다.

탄탄(용인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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