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을 꿈꾸던 청년, 정치인으로 비상(飛上)
상태바
파일럿을 꿈꾸던 청년, 정치인으로 비상(飛上)
  • 이호영 기자
  • 승인 2020.11.24 16: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동네 시의원] 손희역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

20대 초반 파일럿이 되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던 한 청년이 30대 초반 하늘로의 비행(飛行) 대신 정치로의 비상(飛上)을 시작했다. 지난 2018년 서른 살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전시의원이 된 손희역 복지환경위원장 얘기다.

“할아버지(손재하)께서 국산 1호 항공기 ‘부활호’를 만드신 분입니다. 어려서부터 당시 얘기를 듣고 자라다 보니 자연스럽게 항공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필리핀 대학에서 의학과 경영학을 전공하며 항공조종자격증을 취득한 뒤 국내로 돌아온 손 위원장의 진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다. 현 박영순 국회의원을 만나게 되면서부터의 얘기다.
 

- 젊은 나이 정치에 뛰어든 이유는.

필리핀에서 6년간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초중고를 함께 보낸 친구들이 고향인 대덕구를 모두 떠나고 있었습니다. 직장도 그렇지만 교육·문화 등 더 이상 정착할만한 환경이 안 됐던 것이죠.

마침 2014 지방선거가 한창이었는데 ‘이래선 안 되고, 뭐라도 해서 바꿔야 하겠다’는 생각에 당시 박영순 새정치민주연합 대덕구청장 예비후보 사무실로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선거를 돕기 시작한 것이 제 삶의 진로까지 바꿔놓았네요. (웃음)

- 역대 최연소 대전시의원, 전국 최연소 상임위원장 타이틀이 부담스럽지는 않나.

뭘 하나 하더라도 제가 표본이 될 수 있기에 굉장히 조심스럽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큽니다. 특히 상임위원장은 중재 역할이 중요한데, 대부분 선배 의원님들이 아버지뻘이라 소통을 하려면 많은 대화가 필요하네요.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또 집행부와의 소통에도 스킬이 필요한데 패기로 일하다가 이제야 좀 적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전반기는 칼날 같았다면 지금은 좀 둥글둥글해진 셈이죠.

- 청년의 눈에서 본 의회운영과 행정에 개선점이 있다면.

대전시 집행부는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타 시도의 사례가 없으면 소극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외부 용역에 기대는 것도 잦은데, 결국 사업이 잘못됐을 경우 패널티 부담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공무원들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어떻게 혁신적인 사업이 발굴될 수 있겠습니까.

의회도 반대할 때는 끝까지 하고 해줄 때는 시원하게 하면 집행부에 대해 견제·감시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강한 의회로 가려고 해도 당 때문에 눈치가 보이고, 의원들도 당에 흠집이 갈까 부담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당론이라면 가이드라인 정도만 잡아 주고, 세부적인 것은 의원 개개인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해야 적극적인 활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 복환위원장으로서 주안을 두고 있는 분야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안전한 대전을 만드는 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최근 방역택시 도입을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현재 자차가 없는 노령층은 코로나 감염 상황이 닥치면 택시를 부르는데, 택시운수종사자가 감염되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시 지원으로 구별로 한 대씩만 방역택시를 운용을 해도 수요가 해소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헌혈 부족사태 해소를 위해 전국 최초로 헌혈을 하면 독감·폐렴 예방접종을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감염병 예방, 보훈대상자 및 참전유공자 지원 확대, 도시림 조성 등 살기 좋은 대전을 만들기 위한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최근 부동산 규제로 청년층이 힘들어하고 있다.

대출 규제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큽니다.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을 규제해야 하는데 지역 단위로 하니 정작 청년들이 결혼해 갚을 능력이 있어도 집 못 사고 월세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부모님이 사주지 않는 이상 청년들 힘으로는 집을 살 수 없는 구조가 됐습니다. 저도 월세를 살고 있다는데 얼마 전 집을 사려다 포기했습니다. 현실성 있는 임대주택 정책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지역구 현안은 어떤 것들이 있나.

대덕구청사 이전 추진과 함께 오정동 지역 공동화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현재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시에서 재개발구역으로 지정해 국비 확보를 통한 전면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차선책으로는 공기업 유치도 검토할 필요가 있는데, 대덕구는 현재 유일하게 시 산하 공기업이나 출연기관이 전혀 없습니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입니다.

대화동은 그동안 국비가 많이 투입됐고, 시에서도 미세먼지 차단숲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2구역 재개발과 한샘대교 개통, 광역철도망 건설 등이 본격화되면 활기가 돌고 살기 좋은 동네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의정활동 기간 가장 보람 있던 일을 꼽자면.

법1동 지역은 가로수가 모두 은행나무로 되어 있는데, 가을만 되면 악취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곳입니다. 의회에 들어와 도시수목조례를 통해 암그루를 수그루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했는데, 총연장 4㎞에 걸친 사업이었지만 예산은 5억 원도 안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봐온 20년 묵은 민원을 해결한 것이 가장 뿌듯합니다.

- 마지막으로 정치를 꿈꾸는 후배 청년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우선 여성에 대한 공천비율은 있지만 청년에 대한 할당은 없습니다. 다양한 세대의 생각들이 정책에 반영되려면 결국 의원들이 다양해져야 합니다. 대전시의원도 22명이라면 최소 3~4명은 청년이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현 상황이 청년 자력으로 정치권에 진입하는 것이 어려운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세계 부딪히고 노력해야 세상도 좀 더 빨리 바뀌지 않겠습니까. 뜻이 있다면 지역구로 적극적으로 도전하길 응원합니다.

 

 

 
손희역 위원장 프로필

▲선거구 : 대덕구 제1선거구(오정동, 대화동, 법1·2동)

▲소속정당 : 더불어민주당

▲학력 : 중원초, 중리중, 송촌고, 성화대 항공조종학과 졸업, 한남대 법학과 휴학 중

▲경력 :

- 제8대 대전시의회 전반기 복지환경위원회 부위원장(전)

- 제8대 대전시의회 후반기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현)

- 더불어민주당 대덕구청년위원장(전)

- 새정치민주연합 선대위 청년위위원장(전)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후보 경선유세단 수행비서(전)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후보 청년특보단 청년특보(전)

-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대전대덕구협의회 자문위원(현)

- 해피위시연구소 수석연구원(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아토피를 이기는 면역밥상
우리 단체를 소개합니다
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풍경소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