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LED조명으로 지구촌 밝히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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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 LED조명으로 지구촌 밝히고 싶어요”
  • 이지수 기자
  • 승인 2021.03.1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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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도전하는 여성들] 황순화 ㈜레딕스 대표

‘IMF 때 남편의 앵글선반 공장이 부도를 맞아 남의 손에 넘어갔다. 아이들도 어리고 생계가 막막해 남편이 사장이었던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왼쪽 손가락이 절단되는 장애를 얻었다. 눈앞이 캄캄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생계를 위해 다시 공장으로 돌아갔다. 그러다 남편 공장을 인수했던 지인이 공장을 다시 내놓고 인수를 타진해왔다. 여러 날을 고민하다 자금을 끌어모아 4년만에 공장을 되찾았다.’

LED조명 제조기업 ㈜레딕스 황순화 대표의 인생 스토리다.

레딕스는 일반인에게 생소했던 LED조명 분야를 선도하며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독보적 원천기술과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간호사 출신 여성 사장으로 문전박대를 받던 황 대표의 강한 의지와 노력으로 레딕스는 고객이 먼저 찾아오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R&D를 기반으로 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이 되겠습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기술혁신과 스마트공장 구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황 대표를 만났다.

- 산재를 딛고 일어섰다.

30대 후반에 사고로 장애를 입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가정을 이끌어야 하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았죠. 자존감이 떨어져 사람도 만나기 싫었습니다.

입원해있을 때 산재투병 수기 공모전에 당선됐었는데 수기들을 읽고 느낀 게 많았습니다. 나보다 더한 역경을 이겨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용기를 얻고 다시 공장으로 돌아갔지요.

- LED조명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삼성전자 연구원이었던 친오빠가 사업을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친환경·절전형 LED가 다른 조명을 대체할 거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전혀 모르는 분야라 자신이 없었지만 앵글선반 사업은 비전이 없다고 판단해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1년여 연구 끝에 2007년 LED조명 시제품 개발에 성공해 2008년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 레딕스를 소개해달라.

레딕스는 차세대 광원인 LED를 이용한 조명을 제조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고갈 및 지구 온난화 위기를 기술로 극복해 지속가능한 삶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원천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해 소켓형 초소형 산업등과 고출력 등기구 등 다양한 고성능·고효율 LED조명등을 개발해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 레딕스 LED조명의 장점은.

기존 제품보다 가볍고 수명이 긴 친환경 조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017년 ETRI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3년 만에 세계최초로 LED산업등 제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산업등은 가볍고 설치가 편리할 뿐만 아니라 50W로 180W의 밝기를 낼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 수많은 특허와 인증을 보유하고 있는데.

LED조명 방열구조 및 설계기술 관련 8가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AC직결형 Driver IC 방식은 LED조명의 짧은 수명 문제를 해결하고 소형, 경량화로 슬림한 디자인이 가능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생산비용이 저렴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또 투광등기구, 가로등, 보안등 KS인증 뿐만 아니라 환경인증, 고효율인증 등 90여 개 인증을 취득했습니다.

현재 화재 발생 시 비상구를 못 찾아서 사고가 커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상구를 찾아가는 안전유도등을 개발 중입니다. 산업현장에서 산재 요인을 찾아내는 AI 기술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 고객이 먼저 찾는 회사다.

2010년 한밭대 산학협동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공공조달사업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당시 LED가 ‘핫’ 했기 때문에 정부지원사업에 가능성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죠. 사업계획서를 수십 번 고치고 전문가들 앞에서 직접 발표까지 해서 얻어낸 성과였습니다.

이후 다른 정부사업에도 꾸준히 도전했는데 계속 떨어지길래 기관에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전담부서도 없고 대표가 자격이 없어서 사업을 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50대 초반에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에 편입해 학사 학위를 받고 충남대 산업공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기업부설연구소도 만들고 조직적으로 기술개발 시스템을 갖춰나갔습니다.

지금은 공공조달사업이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영업직원이 없어도 기관에서 먼저 찾아오는 회사가 됐죠.

- 지난해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는데.

삼성전자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업체에 선정돼 생산공정과 기술상 문제 등을 체계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삼성전자 베테랑 엔지니어들이 공장에 상주하면서 물류창고 관리시스템, 생산라인 등을 바꾸면서 생산성과 품질이 크게 향상됐습니다. 실시간 재고관리로 생산 비용이 절감되는 등 제조혁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 앞으로 계획은.

5년 내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고 장애인의 안정적 일자리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 대전세종충남여성벤처협회 회장으로서 지역사회 문제를 같이 해결해나가고 여성 취·창업 교육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힘든 과정을 어떻게 극복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 여성 후배들이 창업해서 성장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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