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살 베어
살점 뭉툭
뚝 떼어내
남의 목젖에 걸리지 않으려
부드럽게 넘겨주는
고운 배려심도 있어
걸려줄까 두려워서
부드럽게 살짜기 넘어가
꿀떡 허니 걸림없이
넘어가 주려는
살신성인의 정신이여
그대의 삶을 본받고저
배고픈 허기
뜨거운 물에 데쳐서
김치 한조각으로도
간단히 포만감 채워주는
두부 한모여
징역 살고 나오는 놈에게도
갱생의 길 열어주려는
생두부 한덩어리여
바르고 네모진
그 살신성인의 좌우명
순두부 인생은 또 어떻고
물컹한 것이
말랑말랑한 것이
조개하고도 한 솥되어져
한 식구 되어서
얼쿠한 해장도 되어주는
찌게에 텀벙 몸 담겨져
마지막 길 이어서
엑스트라를 벗어버리고
국에서는 한번쯤 주연이 되어
정녕 너 두부 한모의 한 생이여
내 인생도
두부인생
두부 한모처럼
너 두부 한모의 그 희생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