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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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집
  • 탄탄(불교중앙박물관장, 적조사 주지)
  • 승인 2022.05.0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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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살던곳 되돌아 보고 싶을 때가 간혹 있나니
뼈와 살을 갈고 닦은
고향 마을 언저리며
어릴적 철없던 시절에 신나게 뛰어 놀던 아른 거리는 추억이 서린 옛 초등학교 교정이며

역사의 혼이깃든 마한의 옛땅,
유서 깊은 나라 백제의 사월이면 한밭 대전에도 만화방창 꽃들은 흐드러지게 피워대고
지천에 널린 나무들도 잔뜩 물이 올라 푸릇 푸릇한데

아~이 봄날이 잘도 흘러간다

어느 때 이던가,벌써 수 삼년도 훨씬넘게 흘러가
아마도 이 봄날 이었을 꺼야

시름시름 앓아가던, 까칠한 입맛도,영 땡기지 않았던,밥맛조차 없었던,속열은 부글부글 끓어대던,

눈에 보이지도 않던,
한참 어린 후배 거북이들이 펄적 내 앞을 질러가고
넘어져 생채기는 가득한 인고의 나날 이었지만,슬픔에 겨웠지만,

하필이면 넘어진 것이 그토록 횡재였다지

넘어졌는데 동전을 주운격 이었지

대전이라는 곳에서 머물게 된거며

신성동 숯골원 냉면 맛 그 감칠맛을 알게되어

아삭 아삭 길죽히 잘게 썬
소금에 절인 그 무우맛이며
닭 국물맛은 세상에 둘도 없는 일품이였지
천연의 맛,그 거짓없는 슴슴한 평양냉면맛,
병도 고쳐 줄 듯
내게는 보약이 따로 없듯
갖은 야채 듬뿍 들어간 주먹만한 만두 네 알 한 접시가
이 깊은 새벽녁에 생각만 하여도
저절로 꿀꺽 침이 넘어 가는
그 기막히게 맛깔스러운 냉면집을 찾아서 

엊그제 내 고향 청주를 공적으로 다녀 오는길

유성에서 목욕도 하고 삼년도 더 지나서 연어가 태평양을 구경하고 회귀하듯 
그처럼 천일의 세월도 꿈처럼 훌쩍 지나서 다시 또 가보았네

한 겨울에도 열 많은 나는 겉옷을 훌훌 벗고 속열을 시키려고 냉면을 먹는다네

대전시 유성구 신성동에 자리한 이 집에서는 아직도 그 좋았던 봄날이 잠시 머물러서 그 고운 미소의 
원조 숯골 냉면집 에서만 마주할 수 있는 복스러운 관상의 주인 여인의 그 잔잔하고 고운 미소,또한 이시대의 최고의 덕 스러운 며느리감 이라는 고두심 처럼 우아하고 단아할 뿐 아니라 한참을 더 아름다워서
4대를 이은 냉면집을 아직도 손수 변함없이 이끌고 있으며
그 인자한 주인장께서는 직접 주방에 들어가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늘 변함없이 그 한결같은 전통의 맛을 지금도 굳세게 지키고 있다네

이미 오래전 선대 조상님네로 부터 모란봉 평양냉면 만드는 비법을 전수하여 왔다는데,
필자는 한 삼년동안을
전국을 덧없이 유랑하며
소문이 나고 정평이 자자하다는 이름난 랭면이며,냉면맛집을 발굴해 보려고 눈을 씻고 아무리 찾아 보아도
이 집처럼 변함없이 맛나고
그 맛이 오래도록
침을 넘어 가게 하는
노포 맛집은 없었음을
내 별것도,내세울 그 무엇 조차도 없는 것을,번거롭게 걸어보며 명쾌하게 입증을 한다오

한밭에 가시면 꼭 맛보시길 바란다오
후회없는 냉면 맛이라오
맛보지 않으면 기필코 후회 할

탄탄(불교 중앙 박물관장, 적조사 주지)
탄탄(불교 중앙 박물관장, 적조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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