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랑방] 같은 듯 다른 한국과 베트남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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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랑방] 같은 듯 다른 한국과 베트남 문화
  • 누엔 티 검뚜엔(베트남)
  • 승인 2022.05.17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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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다문화가족사랑회와 함께 하는 ‘결혼이주여성 한국생활 정착기’(128)

저는 한국에 온 지 벌써 13년 되었습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가 겨울이었습니다. 언어소통이 안 되고 음식과 기후가 안 맞고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습니다.

마침 김장철이어서 가족들과 김장을 해 봤는데 힘들었지만 신기했습니다. 김장하는 날 눈이 많이 왔고 너무 추웠습니다.

제가 살던 고향은 남쪽이어서 덥고 비가 자주 오는 곳이어서 처음 보는 눈이 참 예뻤습니다.

시어머니와 한국 전통 된장과 고추장도 담가보고 맛도 봤습니다.

저는 한국문화와 생활에 관심이 많아서 시간이 나면 신랑과 박물관에 자주 갔습니다. 거기에서 한국 옛날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봤습니다. 전통시장에도 갔습니다. 옛날 물건과 다양한 음식을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전통시장에 가면 항상 호떡을 먹었습니다. 호떡 속에 계피가루, 설탕 땅콩을 넣고 반죽해서 기름에 튀겨서 달콤하고 아삭하며 맛있습니다.

바다에도 가 봤습니다. 바닷물이 맑고 깨끗합니다. 정말 신기했습니다. 베트남에서 가 본 바다는 흙탕물이고 쓰레기도 많습니다. 한국 바다는 구경할 게 많습니다. 그런데 제주도는 못 가 봤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보면 정말 아름다운 섬입니다. 언젠가 꼭 한 번 가 보고 싶습니다.

등산도 해 봤습니다. 산에 소나무와 다양한 나무가 있습니다. 공기도 맑고 경치가 참 아름답습니다. 가을이 되면 꼭 등산을 갔습니다. 단풍이 정말 예쁩니다. 여름철 계곡에 가면 시원하고 물이 맑아서 물 속의 고기와 다슬기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살면서 한국 문화와 베트남 문화가 같은 듯 조금 달라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어서 여러분에게 소개해 보겠습니다.

첫째, 산후조리

제가 한국에 온 지 4년 만에 아들을 낳았습니다. 베트남과 한국의 산후 몸조리와 음식이 많이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미역국과 흰밥과 안 매운 반찬을 먹습니다. 또 몸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그러나 베트남에서는 두 달 동안 충분히 쉬면서 밥 먹을 때 상추와 돼지고기를 같이 넣어 끓인 국을 먹고, 생선이나 돼지고기는 조림할 때 액젓과 후추를 조금 넣고 물 없이 되지근하게 끓여서 밥이랑 같이 먹습니다. 따뜻한 물도 많이 마십니다. 그리고 대나무 침대 밑에 참숯을 쇠로 된 동그란 양동이에 넣고 엄마와 아기가 함께 침대에 누워 있습니다. 한 달 동안 반복합니다.

둘째, 백일 잔치, 돌잔치

베트남에서는 한 달 후에 한국의 백일처럼 잔치를 합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니면 한국과 똑같이 돌잔치를 하는데 한국과 많이 다릅니다. 베트남에서는 음식은 오리 두 마리를 삶고, 찹쌀밥 여섯 접시와 채소 열두 그릇을 준비해서 거실 큰 상에 놓고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가 향을 피우고, 쟁반에 장난감과 가위, 빗, 거울, 돈, 책 등 30여 가지를 준비해서 아기에게 3가지 뽑으라고 합니다.

셋째, 설날과 추석, 음식과 제사

저는 한국에 와서부터 시부모님과 같이 살았습니다. 시부모님이 큰집이어서 제사도 많습니다. 그때부터 한국제사 음식과 명절 차례상 차리는 것을 배웠습니다. 베트남 설날은 음력 12월 23일입니다. 그날 녹두죽을 끓여서 부엌의 화로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집을 대청소합니다. 음력 12월 28일에 조상님을 모시고 와서 음식을 만들어 담습니다. 동그랗고 큰 수박은 왼쪽 오른쪽 양쪽에 놓고 가운데 꽃병을 준비합니다. 중요한 것은 큰 접시에 코코넛, 파파야, 망고를 충분하게 삽니다. 빵, 설탕, 과자, 차 충분하게 준비해서 손님이 오면 대접합니다. 12월 29일 새벽 12시와 저녁에 새해 제사를 지냅니다. 다음 날 아침, 친척들이 와서 놉니다. 1월 1일 설날 새해에는 집 청소 안 합니다. 그날 청소하면 1년 동안 복이 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아랫사람들에게 세뱃돈을 나눠줍니다. 베트남에서 세뱃돈은 1년 동안 좋은 일만 생기기를 바라면서 다 받습니다. 1월 1일부터 10일까지 친척들 집을 방문하고 새해 인사를 나눕니다.

한국 추석은 음력 8월 15일, 한 해의 농사를 끝내고 햇곡식과 햇과일로 조상님께 감하는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는데, 베트남 추석은 설날 지나고 반년만인 음력 5월 5일입니다. 그날 종갓집 형편에 따라서 제사음식을 만들고 제사가 끝나면 가족이 같이 밥 먹으면서 지난 반년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나눕니다.

넷째, 약혼과 결혼

베트남은 일찍 결혼합니다. 만 17살부터 20살에 제일 많이 결혼합니다. 결혼할 때 신부가족은 신랑 부모님 만나서 날짜를 잡습니다. 그 다음에 약혼식을 합니다. 약혼식 날 신랑 대가족은 신부 집에 갑니다. 많게는 100명, 보통 500명 600명입니다. 남자 가족은 예물을 가지고 갑니다. 과일 과자 술 설탕 솔잎과 돈 금을 주고 술을 따르고 인사하고 절을 합니다. 신랑 신부는 손님 대접하는 마음으로 인사하고 사진 찍고 손님들이 가져온 선물과 돈을 받습니다. 그 다음 예식을 합니다. 다음 날은 신랑과 부모님, 어르신들이 와서 신부를 데리고 갑니다. 그때 온 식구가 같이 가서 신부를 시집으로 보냅니다. 신랑 집에서 인사하고 축하해주고 신부는 남고 신부 친척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갑니다. 3일 후에 신부와 신랑은 부모님과 같이 신부 집에 가서 인사하고 같이 식사하며 신부가 잘 지낸다고 말합니다.

다섯째, 가족 관계

베트남 아이들은 스스로 생활하는 것을 배웁니다. 그때부터 수영, 농사, 집안일 하나하나 배우면서 큽니다. 오전이나 오후에 학교에 갑니다. 남는 시간은 부모님과 같이 일을 합니다. 한국 아이들은 진짜 좋은 나라에서 태어납니다. 베트남에서는 막내아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삽니다. 한국에서는 큰아들이 모시고 삽니다. 저는 제 부모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부모님이 자식 위해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한국에서는 자식이 일 많이 하고 바빠서 부모님을 모실 시간이 없다 보니까 요양병원에서 보냅니다. 베트남에서는 막내아들이 모시고 살면서 아플 때 자녀 손자 손녀들이 같이 돌보고 마지막 시간도 따뜻한 가족 품에서 하늘나라로 갑니다.

여섯째, 교통과 시장

베트남은 교통이 불편합니다. 오토바이가 많고, 사람이 길에 많이 다니고, 매일 장이 섭니다. 새벽 3-4시에 야채, 과일, 생선을 들고 나가서 자리에 앉아서 팝니다. 손님이 오는 시간이 5시 30분이고 9시가 되면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5일장이 있고, 아침밥을 보통 집에서 먹고 출근합니다. 베트남에서는 아침은 밖에서 먹습니다. 다양한 먹거리가 많고 가격도 저렴하며 맛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서로 음식을 나눠먹고 서로 주면서 삽니다. 한국의 옛날 모습과 같습니다.

일곱째, 주택

제가 베트남에서 살던 고향은 한국의 옛날 시골과 비슷합니다. 잘 사는 집은 벽돌에 땅도 넓고 집도 큽니다만 못 사는 집은 큰 나무와 대나무로 짓습니다. 지붕은 코코넛 잎으로 만듭니다. 과일 나무가 많고 집집마다 야자과일이 다 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

이제는 한국문화에 익숙해져서 사는데 불편하지 않습니다.

저는 시부모님과 같이 살던 시간이 제일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제게 많은 일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시부모님과 같이 살 수 없습니다. 정말 힘들고 지쳤습니다. 이때 가장 고마운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제가 지금 지내는 곳은 이주여성 쉼터입니다. 여기에서 부모교육도 하고, 한국어와 영어 교육,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은 좋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생활 모두 편하고 경치가 아름답고 지역마다 유명한 음식과 특징이 있습니다. 또 나라에서 이주민 가정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아이들 키우는데도 안전하고 교육수준이 높아서 미래에 희망이 있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아이들 양육 잘 하고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그리고 그리운 가족들, 선생님들이 실망하지 않게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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