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사주가 잔나비띠에 음력구월이니
당사주를 다년간 연구하여
내 나름 분석을 해보면
견원지간, 원숭이와 개가 만날 꼴로
고독한 예술가의 사주쯤이랄까
재물운도 딱 그만큼이어서
먹고 쓸만큼만,
초년운은 나름 풍족은 하였으나
늘 홀로 노는 걸 좋아했고
중년에도 고독을 벗삼아
이리저리 떠돌이 처럼
때로는 천애의 고아처럼
고독을 몸서리치며 부딪치며 살아왔겠다
명절날이면 늘 방구석에서
나홀로 망상의 망망대해를
왕복으로 건너며 몸부림을 하며 보내기 일수였다
조상운과는 충살이있어서
부모도 잔정이 없고
형제 자매가 있어도
전화 한통 없이 지내고
소 닭을 쳐다 보듯 지낸다
다행히 예술가적 사주여서
사주에 문재가 비추었으나
노력형도 아니고
의지와 결단력도 빈약하고
천성도 게을러서 이문열이나
김홍신같은 베스트 소설도
아름다운 서정시도 한편 남기지 못하고
세월만 소주 잔을 비우듯 홀짝 홀짝 비우고 있으니,
천애의 고아 같은 이고독운도
참고 견딜 수는 있겠으나,
해 놓은 것도 없이 덜컥 병든 몸이 되고 보니
세월의 무상함과 인간세상의 덧없음에 먼 산 이나 바라보며
회한의 눈물만 줄줄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