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랑방] 사랑하는 우리아들
상태바
[다문화 사랑방] 사랑하는 우리아들
  • 김은미(베트남)
  • 승인 2022.09.20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전 다문화가족사랑회와 함께 하는 ‘결혼이주여성 한국생활 정착기’(146)

안녕하세요.

저는 김은미라고 합니다. 시집 온 지 13년 되었습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여러 가지 힘들었습니다. 제일 힘들었던 일은 임신했을 때입니다. 친구들은 입덧 할 때만 힘들었다는데 저는 입덧은 다행히 심하지 않았지만 초산 때문이었습니다. 항상 조심 또 조심했습니다. 임신 때는 많이 돌아다니지 못하고 거의 집에만 있었습니다. 엄청 답답하고 우울증도 생겼습니다.

드디어 10개월, 2010년 3월 16일 5시 새벽에 배 아픔도 없이 양수가 터지기 시작하여 빨리 씻고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 도착하니 배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아기가 기다리기 때문에 참았습니다.

12시 56분 우리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때 아기 얼굴만 보니 임신 10개월 동안의 힘들었던 때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내 일생 중에 제일 행복한 하루인 것 같았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는 날 눈이 엄청 많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힘든 일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ㅋㅋ 아니네요. 아이가 태어나서 6개월까지 건강했는데 7개월부터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날마다 병원에 갔습니다. 감기. 알러지. 두드러기. 장염이 가끔씩 발생합니다. 제일 무서웠던 때는 아이가 경기 할 때 입에 거품이 나고 몸을 떨면 무엇보다도 무섭고 겁이 나서 많이 울었습니다.

첫아이라 곱게곱게 키웠더니 남자 아이인데 겁이 많은 아이가 된 것 같습니다. 마음여린 우리아들, 강한 엄마 만나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아직까지 엄마밖에 몰라줘서 고맙고 낳기만 하고 해준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참 밝고 착하게 잘 커 줘서 고맙고 대견하다. 어릴 적부터 많이 아팠지만 늘 이쁘게 잘 웃었던 우리아기는 마음이 여려, 많이 힘들어 했던 일만 많았던 것 같다고 말해주는 착한 아들. 어릴 때 아빠가 잘 안 놀아주고 가깝지 않았는데 이제는 아빠랑 둘이 죽고 못사는 사이가 됐다.

이런 아들을 보면 처음 아들을 안았을 때 따뜻했던 그때를 기억한다. 조그만한 아이가 내가 낳은 아이라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어깨를 살짝 만졌는데 너무 얇아 부러질 거 같아 조심조심 애지중지 했던 나를 처음 엄마로 만들어 준 사랑스런 우리 동휘. 지금은 엄마보다 더 큰 우리 아들 엄마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미안하고 많이많이 사랑한다.

앞으로 우리 가족 지금처럼 더 행복하게 지내자. 우리가족 그리고 여러분께도 힘내서 코로나 이길 수 있게 아자 아자 파이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아토피를 이기는 면역밥상
우리 단체를 소개합니다
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풍경소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