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시인의 가을에 관한 짧은 시귀입니다.
가을은 지나간 시간이나 사람을 소환하는 계절 같습니다.
어느 책을 보니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로 꼽히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독자들이 묻습니다. "하루키 씨, 동창회에 나가세요?"
"나는 동창회에 나간 적이 없어요. 과거로 돌아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
저도 동창회에 잘나가지 않습니다. 몇십 년 동안 만나지 않은 사람과 무슨 대화를 할지 모르고, 각자가 나름대로 과거 경험으로 쌓은 자기만의 고집이 성벽으로 소통이 잘되지 않습니다.
금년 농사가 거의 끝나갑니다. 농부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벌써 내년 농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오늘 현재 과거의 경험으로 쌓은 자기 고집을 가지지 말라고 감히 말합니다.
농부들은 농작물을 키울 때마다 농작물이 들려주는 현재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는 것이 낫습니다. 늘 자신을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농부의 철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