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면서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가 깊은 울림을 줍니다. 싯다르타는 인생의 참 길을 찾기 위하여 고민하는 귀족의 아들입니다. 싯다르타는 말과 글을 통하여 깨달음을 얻지 못하자 모든 것을 버리고 수행자로 나서기로 합니다.
아버지는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허락할 때까지 꼼짝하지 않고 선 채로서 지새웠습니다. 하룻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출가를 허락합니다. 시간이 흘러 싯다르타는 고행길을 걷다가 나중에 쾌락의 길로 들어서고, 그것의 덧없음을 깨닫고 한적한 어느 강가에서 나룻배 사공으로 살아 갑니다.
그가 타락했을 때 어느 기생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유일한 아들이 반항하고 못된 짓을 하지만 그래도 부자지간의 정을 느낍니다. 나중에 아들이 아버지를 이해 못하고 반항하다가 돈을 갖고 도망치지만 그저 덤덤하게 받아들입니다.
싯다르타는 어느 날 강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서 아버지의 얼굴을 봅니다. 자신 또한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떠돌아다니다가 임종조차 지키지 못한 자신을 떠올리며 이 모든 것이 숙명임을 깨닫습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고 더 속 깊은 인간으로 ‘깨달은 자’가 되어갑니다.
대부분 60세 이상인 조합원들은 증여와 상속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제 마음 비우고 정리할 때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특히 70이 넘어가는 농사로 먹고사는 농민들은 이제 농사 규모를 점점 줄여 나갑니다. 그분들과 대화를 해보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농사지을 자식이 없나요?"
"있기 있지만....."
"싫어하는데 강요할 수는 없고....."
"나 역시 농사 싫다고 아버지 손을 뿌리치고 가출한 사람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하던 사업도 실패하자 고향으로 들어왔어요."
“이제 자식이 마음 바꾸기를 그저 기다리죠.”
그도 자식을 보면서 젊은 시절 자신을 보았습니다. 갈등과 고뇌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뱃사공 싯다르타를 닮아가고 있습니다. 세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부모 자식 간 인연에서 위대한 존재가 되어갑니다.
위에서 빚지고 아래에 배풀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