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절개寺犬가 되었나
뭔 사연이 기구崎嶇하여
절밥을 먹누
비린 것 없는 절밥
된장에 버무린 절밥
허겁지겁 핥아 먹는
그 맛은 어떠하더냐
온 길도 먼데
갈 길도 아직 멀다더냐
밥숟가락 들다가 목이 메여서
저녁 밥 먹다가 말고
중천에 뜬 보름달 보며
컹컹 짖다가
대숲의 바람소리에
바싹 귀를세워
졸음에 겨워하다
조주의 벽력같은 할喝에
소스라치게 놀란
여명의 새벽 하늘
구름속 기러기떼를 보며
꼬리 흔들어 배웅하더니
처마 끝 풍경소리를 들으며
깊은 와선臥禪에 들었구나
寺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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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