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생生이여
상태바
아 생生이여
  • 탄탄(용인대 객원교수, 적조사 주지)
  • 승인 2022.11.07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ttps://blog.naver.com/younmoon55/221138801844

‘래여애반다라來如哀反多羅’*
한자 한자를 깊이 새겨 보면
인생의 파란이 담겨져 있지 않은가
이 지구별 중생들이 날마다
스스로 몸소 겪어야 하는
생로병사, 오욕칠정의 설움과
공존하는 생사의 덧 없음
오롯하게 담겨 있음이다

수 많은 백성이 불사에 동원되어 자진 공덕을 쌓던 중
이 공덕으로 고된 세상살이를
잠시 위안을 받고자 했다는 해석도 좋지만, 한자 그대로
와서, 같아지고, 슬픔을 맛보고, 그 반대도 맛보고, 많은 일을 겪고, 결국 비단길이 펼쳐지더라는 뜻도
또한 옳은 해석이며
한자 여섯자에는 인생의 고단한 여정이 들어나 있다고 하겠다

예전에 법주사 강원講院에서 치문緇門 을 볼 때
새벽에는 도량을 돌고
사시에는 염불을 하며
잠시 부처님 탁자밥을 내려 먹던 햇 중 시절이 있었네

그때 초상집에 시달림屍茶林**
을 가게 되었지,
한창 주가가 높았던 '천당밑에 분당'이라는 부유층이 거주하던 곳에 살았던,
민주정의당 여성국장인가 여하튼 꽤 당직도 높은 거물급 여류 인사가 병으로 죽어서 화환이 즐비했고 문상객이 넘쳐났는데,
지금처럼 화장보다 매장이 흔하던 시절이어서
시신을 하관할 때 형제자매와 자식이 관이 내려질 때에 그토록 오열하고 통곡을 서럽게 하더니,

장지에서 돌아오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그 친척들은 어느사이  슬픔은 잊고 화장실에 들려 나오다가 구운 오징어와 소주를 종이컵에 따라 붓고 서로 권하며 마시고 희희낙락을 하더라니,
단풍 놀이를 다녀오는 관광버스 안도 아니고 불과 몇시간 전의 그 슬픈 시간이 '한잔 더 먹소 덜 먹게' 하던 그 때의 장면이 가끔 살면서 오버랩 된다

죽은 놈만 아니지, 죽은 년만 설웁지
산것들은 모두 다들 잘 살기 마련인갑다

생이란 살아져야 하는 비애,
아픔도 시간이 흐르면 아물어지듯이

이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아침에도 부푼 행복감에 겨워서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새신랑 새색시가 있는가 하면
화장장에 연기로 솟구쳐서 광활한 우주로 여행을 떠나려 운구차를 타려는 관속의 죽은이도 있기 마련이지

 
*이두 문자로 쓰인 신라의 향가鄕歌 ‘공덕가功德歌'에서 온 것으로, 무애 양주동 박사의 풀이에 따르면 “오다, 서럽더라”라는 뜻이며 영묘사의 장륙존상을 만들 공덕을 닦으러 오는 선남선녀의 행렬을 통해 한없는 열(列)을 상상할 수 있는 훌륭한 비유이다.
‘온다’는 말의 연속적인 반복은 끝에 공덕을 닦으러 온다는 말로 결론을 맺으며 민요의 원형으로서 후대에도 이와 같은 민요형을 많이 나타나며 아울러 송영적(頌詠的) 성격을 지녀 음악성을 느끼게 한다
노래 가운데 ‘서럽더라’는 믿음이 없는 현세의 삶을 표현한 것으로 이 노래는 현존 향가의 민요적 성격이 가장 잘 보여준 형태의 노래 「서동요」나 「헌화가」와 같이 향가가 여러 사람들에 의해 불렸고 또한 그 속에는 불교의 포교적인 교리가 은연중 내포되어 있다
후대에 이르러 이성복 시인의 시집 제목이 되기도 하였다
양주동의 해독은, 오다 오다 오다/오다, 서럽더라/서럽다, 우리들이여/공덕 닦으러 오다
최철은 현대어로 풀이 하기를, 오다 오다 오다/오다 서럽더라/서럽더라 우리들이여/공덕 닦으러 오다

 

**장례전에 행하는 의식으로 인도의 시타바나에서 연유한 말
시타바나는 인도 사람들이 시체를 버리는 왕사성 옆에 있던 곳으로 죽은 시신을 이 숲에 버리면 독수리 떼들이 날아와 먹어 치우는 조장鳥葬의 풍습이 행해진 곳으로 뜻이 바뀌어 망자를 위하여 설법하는 것을 시다림이라 하며 '시다림尸陀林’이라고도 한다
시타바나는 근원적인 공포심과 각종 질병이 창궐하는 장소로 수행자는 고행의 장소인 이곳에서 시체 썩는 악취와 각종 질병을 견뎌내야만 하는 곳이니 고행을 의미하는 것이며 시달림이라는 말이 유래된 것이다

 

탄탄(불교 중앙 박물관장, 적조사 주지)
탄탄(용인대 객원교수, 적조사 주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아토피를 이기는 면역밥상
우리 단체를 소개합니다
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풍경소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