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어김없이 와서 추운 겨울로 이어집니다. 상강(霜降)이 지난 지 2주가 됩니다. 서리가 내리고, 단풍이 들고, 국화도 활짝 피었습니다. 추수도 이제 마무리되어 갑니다. 뉴스는 전방의 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아무리 우리가 방해를 한다 해도 계절이 다가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늙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조합원을 접해보면 노년기에 들수록 변해가는 모습이 매일매일 다릅니다. 이 늙음이 자신을 어디로 끌고 갈지 알 수는 없습니다. 늙어가면 얼굴보다 영혼에 주름이 더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아주 평범한 삶이 왜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을까 의문이 드는 한 분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의 저자 헬렌 니어링 입니다. 이 책은 니어링 부부가 뉴욕을 떠나 시골인 버먼트로 옮겨 살면서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사느냐를 생각하면서 자기 경험을 적은 자서전입니다.
이들은 돈을 갖지 않아도 먹고사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가르칩니다. 필요한 것 전부를 자연에서 얻으며 사는 모습이 소박해 보였습니다. 단순하고 검소하고 가난한 생활방식입니다. 출세하고 싶은 욕망, 부를 향한 경쟁에서 벗어나 적당한 노동과 욕구를 줄인 절제된 삶으로 정신적으로 편안한 안식을 찾습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소리는 ‘바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미래’ ‘나중에’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가을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시그널입니다. 우리에게 얼마만큼의 돈과 권력이 필요한가 생각합니다. 점심에 하루 일정량을 정해놓고 그것이 다 팔리면 문을 닫는 어느 국숫집 주인이 존경스럽습니다. 그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자유로운 삶이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깨달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