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랑방] 언어 공부의 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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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랑방] 언어 공부의 역정
  • 손수정(중국)
  • 승인 2023.01.03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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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족사랑회와 함께 하는 ‘결혼이주여성 한국생활 정착기’(161)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에서 온 유학생으로, 한국에 온 지 벌써 10년 넘어 앞으로 체류기간이 1년 남았습니다.

제가 한국에 온 이유는 한류 스타와 한국 문화와 한국어 공부를 좋아했고, 운 좋게 기회를 잡아 한국에 유학으로 왔습니다.

저는 중국에서 학교 다닐 때 언어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수업 중에서 영어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제 스스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도 잘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부터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언어에도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 엄마는 저에게 "요즘은 한국 유학을 하는 애들이 많이 있더라" 이런 소식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래 생각하지 않고 바로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그 순간 너무 흥분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그때의 기억이 너무 생생합니다. 드디어 설레는 마음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오자마자 바로 제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여러가지 문제를 다 저 혼자 해결해야 했습니다. 방세, 생활비, 먹는 것,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한국말 소통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밖에 나가면 아무 말도 못 알아들을 뿐만 아니라 말하는 용기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 4, 5년 동안 중국 친구끼리 같이 어울리다 보니 한국어 능력이 제대로 늘지 않았습니다. 또 알바도 매일 했기 때문에 한국말을 꾸준히 열심히 배워야 한다는 각오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친한 친구들이 한국을 떠날 때, 저는 인생의 목표를 위해 한국에 더 있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곁에 있던 친구들이 많이 없어지고 저는 대학원까지 더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한 것만큼 편하게 지내지 못했습니다. 전과 똑같이 알바를 하면서 학교에 다닌 결과 학업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제 옆에 올바른 길로 지도해 주신 분이 없었고 우수한 친구를 많이 사귀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선택한 길에서 계속 멀어져 갔습니다.

지금까지 학업에서 성공하지 못하고 학교를 나와서 직장도 제대로 못 다니는 현재, 제가 예전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면 정말 세월을 많이 낭비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언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전에 잃어버린 세월은 더 이상 돌아올 수 없지만 알바하기 힘든 가운데 언어 공부할 기회가 생기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언어 공부를 위해 알바를 할 때 저에게 도움이 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제가 고기집에서 몇 시간 일을 할 때 저녁에 갑자기 서양 사람이 우리 가게에 고기를 먹으러 왔습니다. 그 순간 너무 흥분하고 심장이 펑펑 뛰고 가슴이 두근두근거렸습니다. 제가 언어 공부를 좋아하지만 평소에는 집중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실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대화한 적은 솔직히 한 번도 없었고 시험을 잘 보는 편이었습니다.

그날 어느 손님이 외국분을 초대하셨는데 제가 용기를 내어 직접 그분 옆에 가서 직접 대화를 했습니다. 여쭤보니 그분은 영어 교수님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영광스러웠고, 그분에게 사인을 받아서 좋은 기념과 추억이 되었습니다. 제가 교수님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서 앞으로 또 만나러 오신다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언어를 꾸준히 배우려면 말하는 용기가 필요하고 기회를 잘 잡아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말도 똑같습니다. 저는 이제 알바를 하는 동안 말하는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예전처럼 용기가 없는 상황은 전혀 없습니다.

앞으로 더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공부한다면 꼭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겁니다.

이제는 저에게 한국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1년밖에 안 남았습니다. 제가 전에 겪은 후회스런 생활을 반성하고 앞으로 제게 더 맞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또한 저를 지도해 주고 도와주고 계시는 분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우수한 친구들을 많이 사귀면서 제 개인의 언어 능력을 계속 늘려 가도록 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나기 전에 언어 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한 걸음 한 걸음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동시 저에게 도움을 주시는 분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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