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황찬란한 수도 서울 변두리의
언덕배기에서 내려다 보면
시내의 모든 것들은 다 내려다 보이지만
겨울밤은 왜 외로울까?
너는 모르겠지
이곳에서는 서울이 아랫것 이어도
온통 내리막이다
예전에는 숲이 우거진 정릉 골짜기
오늘 저녁 어느 누구라도 오지 않을까 하여
붕어빵 사든 어느 누가 밝게 웃으며 서 있을것도 같아서
밖을 내다 보아도 말짱 헛것 밖에
죽도록 바쁜 일과는
없지만
눈뜨고 나면 저녁이 된다
가끔은 출출할때
간식마져 여의치 않을 때는
만만한 붕어빵이 제격이지만
붕어빵을 굽는 노점도 이곳에는 찾기 어렵고 멀기만 하다는 아쉬움
밀가루로 말겋게 죽을 쓴듯한 흰 살과 빨간 팥 내장이 잔뜩 든 붕어빵을 한 잎에 베어물면
입안가득 비린네가 번진는듯
날것의 붕어는 손끝에서 지느러미를 꿈틀거리고
싱싱한 붕어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지만 그 눈을 내려다보면 어쩐지 온통 비애가 인다
아랫동네 서울 중심부의 불빛은 저토록 찬란하기만하고
시린 한 겨울밤
봉투에 담기어진 붕어에 온기는 가슴까지
따듯하게 해 준다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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