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자신이 하나의 세상을 만들었다는 만족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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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자신이 하나의 세상을 만들었다는 만족감에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3.03.22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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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jonychoi/222291198359

본격적인 영농철입니다. 봄은 한참 이미 왔습니다. 산도 동네도 꽃으로 꾸며져 갑니다. 산수유도 피고 개나리도 살구 꽃도 목련도 주변 산마다 동네마다 피었습니다.

선거 끝나고 처음으로 농사 일하러 밭을 찾았습니다. 조합원을 방문하다 보면 이미 감자를 심은 부지런한 농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고 늦었다는 조급함이 일어납니다.

먼저 퇴비를 고르게 뿌렸습니다. 밭을 갈기 전에 영양분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작물도 평소에 필요한 영양을 스스로 찾고 느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심을 때 주는 것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제 나름의 판단입니다.

어느 소아과 의사의 글에서 아기가 태어나 첫 번째 수유(授乳)에서 엄마의 젖꼭지를 찾는 최초의 행동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수동적으로 젖을 물려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젖을 찾게 배려해 줍니다.

아기는 그것을 스스로 찾았을 때 비록 희미하지만 자신이 하나의 세상을 만들었다는 만족감을 가지게 되고, 이 기억을 통하여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스스로 욕구의 대상을 찾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프랑스 계몽기의 사상가 루소(1712-1789)는 《에밀》에서 인간이든 자연이든 특별한 조건에 맞게 기르는 것보다는 모든 조건에 맞는 적합한 존재로 키우는 것이 더 좋은 교육이라고 말합니다. 개개인의 자기 사랑이 자연스럽게 바로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요즘 아기 엄마들은 코로나 때문인지 타인이 아이를 만지거나 껴안는 일을 꺼려 합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이 적은 정서적 결함이 오히려 아이들을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이 세상에서 아무리 하기 힘든 작은 목소리라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그만한 밥상이 있을까요.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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