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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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네(?)
  • 김영인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6.03.1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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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 ‘꽃샘추위’보다 더한 ‘여의도 공천추위’

3월이다. 봄은 왔지만 여지없이 꽃샘추위가 다가온 봄을 시샘하고 있다. 겨울인지 봄인지 헛갈리게 하는 쌀쌀한 날씨로 겨울 외투를 다시 찾게 하고 있다.

한때 한강 속 자갈밭이던 여의도는 더욱 그렇다. 한강을 끼고 있어 강바람으로 한기(寒氣)가 더 실감나게 느껴지는 곳이다.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김영인 객원논설위원

서시(西施), 양귀비(楊貴妃), 초선(貂蟬) 등과 함께 중국 4대 미녀로 꼽히는 전한(前漢)시대 궁녀 왕소군이 흉노와 화친정책으로 흉노 왕에게 시집간 일을 두고 당나라 시인이 그 처지와 심정을 헤아려 지은 시에서 유래된 말이다. ‘오랑캐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란 절세미녀의 안타까운 처지가 그려진다.

정치권에서도 영원한 2인자 JP가 1980년 ‘서울의 봄’ 시절, 신군부 정국을 춘래불사춘에 비유해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 란 말이 이후 널리 사용되고 있다.

4.13 총선을 위한 여야 공천을 둘러싸고 3월의 여의도가 바로 ‘춘래불사춘’이다.

실제, 여의도는 바람도 많고 드세서 체감온도를 더욱 떨어뜨려 아직도 겨울 느낌을 들게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정치권에 거센 ‘공천삭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미 살생부와 여론조사 유출로 홍역을 치렀던 여당인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대립 구도 속에 이미 영남 중진 의원 낙천으로 물갈이 신호탄이 있었다. 주류 핵심 의원인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 대표를 향한 직설적인 발언에 대한 파장으로 여당은 격한 몸살까지 겪고 있다. 김 대표는 ‘춘래불사춘’으로 자신의 현 상황을 표현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희상·유인태·정청래·이해찬 의원을 포함한 다수 현역 의원들이 세찬 북풍에 밀려나고 있다. 게다가 선거를 앞두고 자주 보아온 야당 간 연대와 통합 문제는 이번에는 어떤 처방이 될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지만, 안철수 대표는 “통합은 익숙한 실패의 길” 이라며 강철수의 길을 걷고 있다.

‘물갈이’ ‘컷오프’ 로 현역 의원들은 한겨울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속에 떨고 있고, 예비후보들도 낙천의 고배를 마시며 삭막한 3월을 겪고 있다. 24~25일 후보 등록 일까지 곧 끝날 꽃샘추위와는 전혀 비교가 안 될 서슬 퍼런 ‘여의도 공천추위’가 매섭게 이어질 전망이다.

여의도의 봄은 ○○○다. 란 말로 잠시 머리를 식혀볼 정도의 살벌한 3월이다.

춥고 긴 겨울이 지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한 봄이 오면, 사람들은 봄을 만끽한다. 상춘객(賞春客)들의 노래와 웃음소리가 전국 방방곡곡에 퍼진다.

이번에도 3월의 시련을 통해 국민과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국회의원 후보들이 혼란 속에 결정될 것이다. 당사자들에게는 희비(喜悲) 이상의 인생의 숙명적 기로(岐路)이겠지만, 국민들에게는 국민을 대표할 인물에 대한 ‘관전과 평가’의 중요한 시간이다.

아무쪼록 ‘이번에는 제대로 하겠지’ 라는 국민적 기대와 바람을 잘 실천해 줄 훌륭한 후보들이 등장해 국민의 올바른 선택을 받기를 고대해 본다.

지금 이 순간, 아무도 모르게 ‘봄다운 봄’은 가까이 다가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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