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정식집이 대전 구도심에서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우후죽순으로 생겼던 한정식집들이 세월이 지나면서 대부분 문을 닫았고, 지금까지 남아서 운영하는 몇 안 되는 한정식집중 하나가 인정원이다. 예전 을지병원 부근에서 10년, 이곳 계룡육교 쪽으로 옮겨와 자리 잡은 지가 벌써 9년째이다.
인정원의 많은 손님중에서도 단체장, 기관장들이 유독 많이 찾는 한정식집이었다. 다른 식당들처럼 유명인의 사진이나 사인을 걸려고 마음먹었으면 얼마든지 했겠지만, 굳이 유명세를 내세우지 않고, 맛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안향순 대표이다.
가족 행사가 유독 많은 인정원에서는 운영하는 세월 동안 손님들도 함께 나이가 들어 칠순, 팔순, 그리고 손자의 돌잔치 등, 좋은 날을 인정원과 함께 하는 손님들이 많아, 늘 감사하다고 한다.
인정원에서 만드는 음식 대부분이 안 대표의 손을 직접 거쳐서 나간다. 음식 스타일링을 전문 실장에게 맡길 수도 있지만, 예쁘기만 한 음식보다는 푸짐하고 정성이 가득한 손맛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 세팅까지도 하나하나 직접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인정원에서는 대부분의 채소 등의 재료들은 손님으로 찾아와 인연을 맺은 분들에게 직접 재배한 농산물들을 받아 조리하고 있다고 한다. 직접 재배해 바로 와 손질이 안 된 재료들이기에 손이 더 많이 가서, 힘은 들지만, 손님들과의 정을 주고받는다 생각하고 있다. 바로 그 정이 인정원의 로컬푸드 밥상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인정원의 코스 메뉴는 유달리 가짓수가 많다. 조금이라도 더 내어주고 싶은 안 대표의 욕심 때문에 하나하나 추가하다 보니 늘어났다고 한다. 요즘 물가가 올라서 음식 수를 줄여볼까 하다가도 손님을 생각하면 줄여지지 않는다고 한다.
여러 가지 푸짐한 음식을 배부르게 먹었지만, 식사 후 물이 들이켜지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간이 세지 않아서인 것 같다. 인정원의 음식은 양념이 강하지 않고 담백해서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찾아온 많은 손님의 입맛을 맞춰온 노하우가 아닐까.
인정원의 분위기는 딱딱한 한정식집의 분위기가 아닌 편안한 분위기다. 인정원을 운영하기 전에도 큰 레스토랑을 경영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인정원의 분위기는 가족이 함께하기에 좋은 밝은 분위기이다. 흡사 퓨전 레스토랑에 온 느낌이 난다.
식당이 역사와 전통을 갖는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식당의 손맛과 함께 세월이 익어가고, 식당을 찾아주는 손님들과 함께 그 식당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 인정원이 오래 이 이야기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정식 인정원] • Add _ 대전광역시 중구 계룡로 755 다남빌딩 3층 • TEL _ 042-254-4999 • 평일 ~ 일요일 _ AM 11:30 ~ PM 22:00 • 주차장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