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고택] 조선 기호학파 거두 송준길 선생이 머문 ‘동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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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고택] 조선 기호학파 거두 송준길 선생이 머문 ‘동춘당’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9.08.3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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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춘당 전경
동춘당 전경

동춘당(同春堂)은 조선 후기 기호학파의 거두 송준길(1606~1672) 선생의 아버지인 송이창(1561~1627)이 세웠으며, 당의 일부가 허물어지자 1649년 2월 송준길이 44세 되던 해에 중건한 별당 건물이다.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에 위치한 이 고택은 1963년 보물 제209호로 지정됐다.

일각대문을 들어서면 담장으로 구획된 공간에 멀찍이 물러서 동춘당이 자리하고 있다. 경내에는 여타의 조경 없이 담장 주변으로 고송을 비롯한 몇 그루의 나무만 심어져 있는 간결한 구성을 하고 있다.

건물 앞에 걸려있는 ‘同春堂’ 현판은 송준길 사후 우암 송시열 선생이 직접 써서 걸어 둔 것인데, 동춘당이란 ‘인(仁, 春)을 구한다’ 는 뜻이 담겨 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집으로 우측 4칸은 대청을 좌측 2칸은 온돌방으로 꾸몄다. 하나의 집에 온돌과 마루가 함께 구성되어 있는 것은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특징으로 겨울과 여름의 심한 기후차를 극복하기에 좋은 양식이다.

동춘당 굴뚝
동춘당 굴뚝

동춘당은 대청과 온돌이 접합되었으면서도 고상식(高床式)으로 꾸민 점이 특징인데, 그 결과 낮은 기단임에도 불구하고 입면상 적절한 비례감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동춘당은 1단의 거친돌 바른층 쌓기 한 기단 위에 방형 주초석을 놓고 사각기둥을 세워 대들보를 받치고 있는 대량식 구조이다. 굴뚝은 온돌방 아래 초석과 같은 높이로 낮게 만들어졌다.

동춘당의 또 하나의 특징은 우아한 지붕 곡선이다. 우리 전통건축은 조로와 후림을 이용한 처마 곡선과 자연스런 곡선의 용마루가 특징인데 동춘당은 겹처마를 사용하지 않고도 깊은 처마에 날아갈 듯 유려한 지붕 곡선을 가지고 있다.

동춘당에 보물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이웃에 산재해 있는 유사한 별당 건축 중에서도 가장 대표될 만한 정갈함과 균제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특별한 꾸밈없는 형태와 애써 치장하지 않고 단아한 모습은 동춘 선생의 인품을 대변하는 듯하다.

동춘당 종택 사랑채
동춘당 종택 사랑채

별당인 동춘당을 앞에 두고 뒤로는 나지막한 언덕을 배경으로 종택이 자리 잡고 있다. 2016년 국가민속문화재 제289호로 지정된 종택은 사랑채, 안채 그리고 2채의 사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춘당 종택은 송준길의 5대조 송요년(1429~1499)이 15세기 후반 초창하였다고 전해지며, 이후 몇 차례 이축(移築)을 거쳐 현재는 1835년 중건할 때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임진왜란 이전 충청지역 살림집의 흔적을 유추해볼 수 있는 희소성이 있고, 상량문 등의 기록과 유적 등을 통해 변천과정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동춘당 종택 안채
동춘당 종택 안채

안채는 충청지역에서는 드문 ‘ㄷ’자형 평면을 이루며, 6칸 대청과 양통집(안방, 사랑방, 부엌, 마루 등이 한 채에 딸려있는 집) 구조인 서쪽의 날개채, 세로로 긴 안마당 구성은 이 지역 상류주택의 특성을 나타내며, 사랑채는 일자형으로 규모가 크고 큰사랑방과 작은사랑방이 별도의 마루방을 갖고, 내외담을 통해 안채와의 절묘한 단면상의 조형성을 볼 수 있다.

동춘당 종택 격담과 굴뚝
동춘당 종택 격담과 굴뚝

대전 동춘당 종택은 조선 후기 호서지역 명현인 동춘당 송준길의 종가로 불천위 제사(不遷位, 나라에 큰 공이 있거나 도덕과 학문이 높아 4대가 지나도 신주를 사당에 영구히 두며 지내는 제사)와 기타 제례가 그대로 전승되고 있고, 문중 전래하는 문헌자료들은 조선 중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집안의 생활사와 지역 향촌사회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귀한 자료이다.

동춘당 종택 별묘
동춘당 종택 별묘

종택에는 사당이 둘이다. 하나는 별묘(別廟)로 동춘당 선생의 신위를 모신 곳이고, 다른 하나는 가묘(家廟)로 4대조의 신위를 모시는 곳이다. 둘 다 똑같이 정면 3칸 측면 1칸의 조그마한 건물로 앞쪽에 퇴칸을 두고 있다. 조선시대의 사묘(祠廟)는 구역 내에서 동쪽으로 안채의 조금 뒤에 위치하도록 배치하는데, 이러한 규범을 잘 따르고 있다.  <도움 : 대전시 문화유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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