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상행위에도 도(道)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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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상행위에도 도(道)가 있을까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1.10.2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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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행위(商行爲)에도 도(道)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상행위에는 오직 이익만을 위하여 행동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농협도 농업에 종사는 농민 결사체로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상행위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농협을 하나의 공공기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분명히 주식회사처럼 사적인 결사체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할까 곰곰이 따져 봅니다. 그래도 농협은 농민·농촌이라는 고귀한 핵심가치를 중심으로 경영을 해왔습니다. 하나로마트에서는 농민이 생산한 질 좋은 농축산 품목을 적정한 가격에 판매합니다. 그것이 오랜 시간을 걸쳐 하나의 평판을 형성하여 공적인 기관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중국 청나라 시절 유명한 상인 호설암(胡雪巖)은 “군자는 재물을 좋아하되 반드시 도(道)에서 이를 구하여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습니다. 도(道)는 어떤 의미에서 상도(商道)일 수 있습니다. 상도(商道) 역시 인도(人道)로 상인이 인간답게 처신하는 것으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마음속에 돈만 있고 사람의 도가 없어 돈을 위해 인성을 속이고 사람의 도리를 외면하는 상인이라면 이는 바로 간상(奸商)입니다. 이런 사람은 아무리 돈이 많을지라도 사람대접받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경영방침 중 하나로 정도(正道)경영을 내세웠습니다.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하는가를 구분하여 바른 경영을 하다 보면 좋은 이미지를 얻어 실리를 꾀하고, 설사 일시적으로 실패하더라도 얼마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상행위가 동전 구멍 사이로 공중제비를 넘는 것과 같다 해도 이익을 넘는 소중한 그 무엇이 존재하여야 영구히 지속 가능한 경영이 될 것입니다.

자동차 왕 헨리 포드(1863~1947)는 1916년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자동차를 팔아 엄청난 이익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자동차에 적당한 이윤을 붙여서 파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야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사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며, 상당한 수준의 임금으로 많은 수의 종업원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야말로 내 일생의 목표라 할 수 있다.” 결국 포드 자동차는 제품과 종업원을 이익보다 먼저 생각하는 회사입니다.

농협 경영은 무엇을 사명으로 하여야 합니까? 포드의 생각을 빌려 말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마트에서 농산 품목을 팔아 엄청난 이익을 남겨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농산품에 적당한 이윤을 붙여서 파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야 많은 사람들이 농민이 생산한 농산품을 적당한 가격에 사서 많이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고, 생산한 농민에게 상당한 수준의 농가 소득으로 농민들의 농작 활동을 북돋우고, 많은 수의 관련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 고귀한 경영이념과 실용적인 자기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첫째가 농민이 땀 흘린 농산품이고, 이익 자체는 그다음입니다. 농업인을 지키는 일이 우리를 지키는 길입니다. 나는 선행은 언제나 보답을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군자(君子)는 도(道)에서 재물을 구한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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