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여씨춘추와 모종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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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여씨춘추와 모종사업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1.11.15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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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씨춘추(呂氏春秋)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제나라 위왕 때 재상 추기는 키가 8척이나 되는 거인으로 얼굴 또한 미남이었습니다. 그는 관복을 입고 아내 앞에 서서 당시 이름있는 미남자 서공을 놓고 누가 더 미남인가를 물었습니다. 그 물음에 아내는 답을 했습니다. “당신이 훨씬 미남이오. 그따위가 당신을 따를 수 있나요?”

아내의 말을 믿을 수 없어 이번에는 첩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첩이 미소를 지으면서 “그따위가 감히 대감을 따를 수 있겠어요?”

다음 날 아침에는 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추기는 손님과 이야기하다가 물었습니다. “나와 그 사람과 어느 쪽이 미남입니까?” 손님이 대답했습니다. “공의 아름다움을 따라올 수 없습니다.”

다음날 자기와 비교한 당사자 서공이 찾아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자신보다 미남이었습니다. 이윽고 재상은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보고 탄식하며 말했습니다. “아내가 나를 그보다 아름답다고 말한 것은 편견에서 그런 것이고, 첩이 나를 아름답다고 한 것은 혼이 날까 봐 그런 것이고, 손님이 나를 아름답다고 한 것은 아부하기 위한 것이구나.“

2021년도 저물어갑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서 조합일 중 기대보다 어려운 사업은 모종사업 입니다. 모종을 생산하는 업자와 계약을 맺어 봄에는 고추모종, 가을에는 배추모종을 아주 싼 값으로 조합원에게 보급합니다.

대부분 자기 먹을 것만 필요한 사람이지만 어떤 이는 많이 생산하여 팔기 위한 분도 있습니다. 몇 해를 하면서 불만이 없는 해가 없었습니다. 사실 모종 자체도 고추는 한겨울에, 배추는 뜨거운 여름에 생산되기 때문에 날씨에 따라 상태가 해마다 다릅니다.

조합원들의 요구도 각양각색입니다. 좀 더 많이 따겠다고 일찍 달라는 사람, 너무 빠르다는 사람, 해충에 강한 종자로 달라는 사람, 매운 것으로 달라는 사람, 덜 매운 것으로 달라는 사람 등 요구가 참 많습니다. 배추도 항암배추를 요구하는 사람, 일반 배추를 요구하는 사람, 다양하게 요청합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 필요에 따라 자기 입장으로 좋다 나쁘다를 평가합니다. 심을 시기에 모종이 좋다 나쁘다 판단은 너무 성급합니다. 100일 이상 키우면서 그 농작물에 맞게 조치를 해야 풍성한 결실을 얻을 수 있는데 그런 전문가는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날씨가 거의 좌우합니다. 자기 능력과 정성, 날씨 운이 서로 얽혀서 결과를 낳습니다. 그만큼 복잡합니다.

문제는 제 자신입니다. 자기 이익에 치우친 조합원들의 편견에 너무 현혹되거나 휩쓸리지 않는 것입니다. 자신의 판단이 옳게 안목을 기르는 것입니다. 한참 더 배워야 될 것 같습니다. 모름지기 현자(賢者)라면 사람을 꿰뚫어 보되 편견에 사로잡힌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오로지 스스로 안목을 키울 뿐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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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신호 2021-11-15 21:41:55
마음이 현재에 있어야 행복하고,
마음이 과거에 있으면 후회하고,
미래에 있으면 불안해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늘 불만인 사람, 부정적인 사람까지
100% 만족이란 어렵습니다.

현재 너무도 잘 이끌고 계신 조합장님
박수갈채를 보내오니
행복해 하셔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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