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경청과 소통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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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경청과 소통의 리더십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1.12.0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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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가 죽기 전 자신을 그린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은 매우 유명한 그림입니다. 고흐는 1888년 폴 고갱(Paul Gauguin, 1848~1903)과 잠시 프랑스 남부 아를르라는 지방에서 함께 살게 됩니다.

미술에 대한 서로의 가치관과 관점의 차이로 크게 싸운 후 고갱은 떠날 결심으로 집을 나가고, 고흐는 절망한 나머지 자기 왼쪽 귀를 자릅니다. 이 고흐의 그림을 보면 무척이나 고독하고 쓸쓸하며 외롭게 보입니다. 어쩌면 듣지 않고 자기 고집으로 살아가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제 4년 조합장 임기의 마지막 해가 돌아옵니다. 그동안 여러 직장을 오가면서 처음에는 그곳의 직장문화를 알고 내가 가져야 할 자세를 정하였습니다. 동대전 농협에 왔던 지난 3년간은 듣는 과정이었습니다. 물론 자기에게 유리하게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 인간 심리지만 그래도 들으면 경영에 참고할 만한 것이 아주 많습니다.

여기 귀의 소중함, 경청(傾聽)의 위대함을 깨달은 사람이 있습니다. 중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군주인 당 태종 이세민(李世民)입니다. 당 태종보다 한세대 늦게 활동했던 사관 오긍(吳兢, 670~749년)은 당 태종의 언행을 기록하여 남겨 후세에 본보기로 삼기 위하여 정관정요(貞觀政要)라는 책을 지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간언(諫言)이며 경청이었습니다. 수직적 지배와 복종의 사회에서 위로의 간언은 목숨을 내놓고 하는 것입니다. 태종은 백성을 위한다는 한 가지 목표로 자기의 부족한 부분을 간언을 통하여 채우려고 하였습니다. 그는 간언을 독려하기 위하여 200장의 종이를 나누어 주고 이를 모두 사용하면 상을 주었습니다.

이 간언에 가장 충실했던 신하는 위징(魏徵)입니다. 당 태종은 태자로 있던 자기 형을 죽이고 왕에 오른 인물입니다. 태자의 일급 참모였던 위징은 300여 차례나 비방하는 것으로 여길 정도의 위험한 간언을 하였고, 태종은 그것을 높게 평가하여 국정에 반영을 했습니다.

당 태종은 고구려를 침공한 인물입니다. 고구려 양만춘 장군과 싸운 안시성 전투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는 크게 패한 후 퇴각하면서 “위징이 살아 있었다면 고구려 원정을 반대했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위징의 부재를 아쉬워했습니다. 경청한 당 태종과 간언을 한 위징 둘 다 위대한 사람입니다.

올바른 경청이란 무조건인 수용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의 말을 듣고 좋은 의견은 잘 받아들이고, 나쁜 의견은 왜 나쁜지 상대에게 이야기하고 상호 조율하는 것입니다. 조선시대 위대한 왕 세종(世宗)은 경연장에서 강압적으로 자기 의지를 관철하지 않았습니다. 세종은 신하들의 반대 의견을 경청하고 그 질문을 통하여 그 모순을 지적하고 모두가 공감하는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그는 늘 ‘어떻게 하면 좋은가’를 물었습니다.

아래에서 위로의 소통(疏通)은 중요합니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름이 옳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안테나처럼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경청의 자세를 취하려 합니다. 그래야 바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남의 말을 경청해서 화근이 되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나 자신입니다. 부하직원이 무엇을 말하여도 두려워하지 않는 심리적 안정감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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