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토요일은 아침 일찍부터 밭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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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토요일은 아침 일찍부터 밭에 간다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19.10.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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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행정고시, 구청장, 국회의원, 공기관 임원, 교수까지, 평생 변화무쌍한 삶을 개척해온 그는 2019년 3월 13일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동대전농협 조합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들어섰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인생의 결실을 거두고 다시 흙으로 돌아온 그. 그러나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또다른 열매를 위한 새로운 싹도 틔웠다. 초보 농군의 길에 들어선 임영호 조합장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일기장을 들춰본다.

 

토요일 일요일은 아침 일찍부터 밭에 간다. ‘얼마나 컸을까’ 안가면 궁금하다. 이제 가을이다. 수확의 계절이다. 지난 토요일 고구마를 캤다. 문제는 너무 많은 양을 심었다. 하루 종일 집사람과 캐야했다. 힘들었다. 더 문제는 이것을 누구에게 어떻게 주느냐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는 1845년 그의 저서 《월든》에서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랄프 왈도 에머슨(1803~1882)에게서 도끼 한 자루를 빌려 월든 숲으로 들어가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숲속 생활을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깨닫지 못하고 평생 밭에서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고 말한다. 그는 마을에 사는 젊은이들이 가진 불행은 농장, 집, 창고, 가축과 농기구를 상속받는 데 있다고 한다. 이 사람들을 땅의 노예로 만들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그의 저서 《월든》

그는 그곳에서 생활에 필요한 1.3 제곱미터의 땅을 혼자 쟁기질하여 먹을 것 외는 더 재배하지 않았다. 그는 소유하는 것보다 더 자신의 자유를 소중히 여긴다. 비싼 사치품을 얻기 위하여 시간을 보내는 대신, 삶이 소중하기에 헛된 것을 버리고 자연을 관찰하고 사색하고 책을 읽는데 시간을 보냈다. 그는 삶을 밥벌이로 만들지 않았다.

知足者 貧賤亦樂(지족자 빈천역락)이요, 不知足者 富貴亦憂(부지족자 부귀역우)니라.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빈천해도 즐겁지만, 만족할 줄 모르는 자는 부귀해도 근심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소유에 목을 맨다. 어느 것이 진정으로 내 삶에 필요한가. 이것들로 인해 진정으로 행복한가 스스로 묻는다.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불필요한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 농사조차도 내 몸과 분수에 맞아야 여유롭다.

내년에는 얼마나 고구마를 심을까 벌써부터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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