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최소한의 소득 ‘농민수당’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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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최소한의 소득 ‘농민수당’이 필요한 이유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0.01.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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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행정고시, 구청장, 국회의원, 공기관 임원, 교수까지, 평생 변화무쌍한 삶을 개척해온 그는 2019년 3월 13일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동대전농협 조합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들어섰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인생의 결실을 거두고 다시 흙으로 돌아온 그. 그러나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또다른 열매를 위한 새로운 싹도 틔웠다. 초보 농군의 길에 들어선 임영호 조합장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일기장을 들춰본다.

 

예수님의 우화입니다. 포도를 수확할 주인이 아침 일찍 품삯을 1데나리온을 조건으로 고용했습니다. 그런데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여 다시 아침 9시, 12시, 오후 3시에 같은 품삯으로 일꾼을 구했습니다.

다시 오후 5시 무렵에 인력시장에 나가 슬픈 표정의 일꾼을 만났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아무도 고용해 주지 않아 무작정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1데나리온을 가지면 먹을 것을 사고 가족들을 돌볼 수 있습니다. 주인은 그에게 일을 시켰습니다.

오후 6시가 되자, 그동안의 일해온 일꾼들에게 1데나리온의 품삯을 주었습니다.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왜 아침 9시에 온 사람이나 오후 5시에 와서 1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사람이나 품삯이 똑같냐는 것입니다. 1데나리온은 가족 부양에 필요한 돈이기에 포도밭에 일한 모두에게 평등하게 준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삶과 생명입니다. 살아 숨 쉬는 인간과 그들의 상황이 가장 중요합니다. 예수님이 살아 계실 때 매일 만나는 사람에게 “샬롬”이라는 인사를 했습니다. 어려움 가운데 평강이 함께 하길 바란다는 뜻입니다. 평안은 외부로 오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도의 소득이 있어야 좀 더 자유롭습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의 『2018년 농가 경제실태와 시사점』에 따르면 고수입 흑자 농가 수입은 2018년에 1억 4025만 원이고, 저수입 적자 농가는 2272만 원으로 점점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이 나타난다고 발표했습니다.

농촌은 고령화 현상이 뚜렷하고 대체적으로 영농 규모가 작습니다. 이런 농가일수록 농작물 재해라든가 각종 지원으로부터 소외되고 있습니다. 빈부의 격차가 커가는 농촌의 현실과 적자 영농을 하면서 생명산업과 식량안보 분야를 오랫동안 지켜온 농민들을 위하여 ‘농민수당’이나 기본소득에 미달하는 자를 위한 ‘기본소득 보장제’를 적극 도입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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