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아직 오지않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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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아직 오지않은 날들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2.05.23 09:3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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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고갱,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폴 고갱(Paul Gauguin),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139cm× 375cm, 보스턴미술관 

죽음이 임박한 화가의 마지막 그림에 무엇을 그렸나를 보면 그가 지금까지 소리 없이 침묵 속에서 살아왔으나 어떤 마음으로 살아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폴 고갱(Paul Gauguin, 1848-1903)은 유럽에서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늦은 나이에 자기만의 예술 세계를 추구하기 위하여 1891년에 남태평양 프랑스령 타이티(Tahiti) 섬으로 향하는 배에 오릅니다.

거기서도 고갱의 좌절은 깊어져 가고 자살을 결심하고 유언을 남기 듯 탄생한 작품이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입니다.

그는 죽어가는 순간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맹목적으로 달려왔던 것을 멈추고 자신의 현재를 다시 한번 뒤돌아 보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어려움이 닥칠 때, 현재의 어려움을 그저 한탄할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묻고 또 묻고 하면서 삶의 고비를 넘는 것입니다.

나이가 한참 먹었을 때, 영혼이 자기 자신과 나누는 대화가 허락됩니다. 앞을 향하여 뛰는 활동적인 삶과 지금 현재를 돌아보는 관조적인 삶을 번갈아 누릴 수 있습니다. 사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너무 늦었다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인생 학교에 나이 든 학생으로 얼마든지 남을 수 있습니다.

감자를 심은 지 두 달이 되니 수확을 바라볼 만큼 성장했습니다. 네 고랑을 심었는데 두 고랑만 제대로 커가고 있습니다. 처음 농사를 질 때부터 감자를 심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신통치 않아 부끄러운 마음이 듭니다.

감자를 심은 목적이 무엇인가 생각해 봅니다. 살기 위한 필수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저 심으려는 욕망을 추구했을 뿐입니다. 농사일은 피로의 싸움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멋진 선물입니다.

물질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권태의 사막에서 탈출하여 자기다운 충만감으로 땀 흘려 일하는 것은 행복한 시간입니다. 나는 아직 말년이 아닙니다. 나의 말년이 궁금합니다. 나에게는 사랑하고 일하고 춤추는 내일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나에게 말합니다. “지금껏 잘해왔어”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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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 2022-05-30 21:31:06
조합장님 지식나눔에 감사드립니다

곱배기 2022-05-23 19:29:24
지금껏 잘해온 조합장님! 진정한 멋을 아시는 분입니다! 나 자신에게도 잘해왔는지 으늘도 물어 볼 기회를 주시네요!~^^

박영훈 2022-05-23 15:08:20
매번 글을 읽다보면 시사점을 줍니다.
이번글은 '근락' 맞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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