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영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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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영의 방향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1.06.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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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이제 끝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걱정은 되지만 너도나도 백신 접종하는 날짜를 잡고 코로나가 하루라도 빨리 종식되기를 하나같이 고대하고 있습니다.

사상 유례가 없는 팬데믹 상황은 생각보다 잘 넘어가고 있습니다. 제조업을 하는 어느 조합원은 공공연하게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 업종은 아직 집합 금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합은 돈 벌어 조합원에게 쓰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돈 버는 경제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와 같은 여건일지라도 대응은 다르게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구조의 디지털 혁신으로 소용돌이치는 환경 변화 속에서 과거와 같은 대응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하나로마트 사업도 쿠팡과 같은 로켓배송업체에 명함도 못 내밉니다. 아파트가 대단위로 건설된다고 해도 디지털 금융으로 변신하는 시중은행이 폐점하는 마당에 금융점포를 선뜻 낼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정확한 미래 예측이지만 어떻게 될 것인가 누구도 장담을 못 합니다. 어떻게 결정하는 것이 잘한 결정일까 망설여집니다. 직원들과 장시간 토론해도 결론은 비슷합니다. 토론 끝판에는 조건이 많아지고 결론이 미지근합니다.

그리스의 아폴로신전에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유명한 격언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당시 아테네에서는 주요 사안에 관하여 재판처럼 자기주장을 내세우거나 직접 자기를 변론하여 그것을 시민들이 듣고 다수결로 옳고 그름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때 남을 설득하는 말솜씨가 뛰어난 사람들이 재판에 이길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시민 일부는 진리를 탐구하는 데는 관심 없고 너도나도 이익을 얻기 위해 웅변술이나 연설법 등을 배워 사람들을 홀렸습니다. 소크라테스(BC 469 ~ BC 399)는 ‘이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것을 아는 양하는 것보다 참된 진리에 도달하려면 우선 ‘자신은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동안의 편견과 오류에서 벗어나야 바르게 결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열린 가슴을 지닌 철학자입니다. 광장에서 거리에서 지위나 재산, 나이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토론하였습니다. 지혜를 직접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하여 스스로 알도록 도왔습니다. 자신의 편견이나 오류가 무섭다는 것을 알게 하고,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현상을 분석하여 결과를 도출시키려고 하였습니다. 끝없이 질문하고 그 물음에 답하다 보면 어느새 자기주장이 맞지 않고 모순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경영의 교차로에 서 있습니다. 불안하다 하여, 불확실하다 하여 무서워 도망가는 꿩처럼 고개를 땅에 박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처럼 지금의 상황을 왜곡하지 않고 정확하게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최적의 답을 도출하도록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 물음에 답하다 보면 어느 정도는 감이 잡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과거 경영의 군더더기를 조금씩 버리는 긴 시간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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