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3월이 전하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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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3월이 전하는 행복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1.03.29 13: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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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님이시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오셔서 얼마나 기쁜지요!
일전에 한참 찾았거든요.
모자는 내려놓으시지요ㅡ
아마 걸어오셨나 보군요ㅡ
그렇게 숨이 차신 걸 보니.
그래서 3월님, 잘 지내셨나요?
다른 분들은요?
‘자연’은 잘 두고 오셨어요?
아. 3월님, 저랑 바로 이층으로 가요.
말씀드릴 게 얼마나 많은지요.


에밀리 디킨스(1830~1886)의 《3월》이란 시를 장영희(1952~ 2009) 님이 번역한 것입니다. 겨우내 그토록 목이 빠져라 기다렸던 3월은 이제 막 떠나는 중입니다. 3월에는 봄인가 하면 한겨울이고, 한겨울인가 하면 훈풍이 불어옵니다, 한결같지 않은 3월의 변덕에도 과히 기분 나쁘지 않습니다. 반가운 손님인 양 더 머물게 하려고 수작을 부리는 모습에 웃음이 나옵니다.

조지 클라우슨 작 '들판에 작은 꽃'
조지 클라우슨 작 '들판에 작은 꽃'

조지 클라우슨(George Clausen, 1852~1944)의 《들판에 작은 꽃》을 보십시오. 한 소녀가 그냥 지나쳐 버리는 작은 들꽃에 매료된 모습입니다. 따스한 봄볕에 들판에 핀 자그마한 꽃 한 송이가 이 소녀에게 아주 소중한 행복입니다. 봄은 누구에나 기쁨이 묻어나는 하늘의 별 같은 선물입니다.

신이 우리 사람에게 무엇이 봄에 할 일인지, 봄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봄을 자신의 일로 느끼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신의 형상과 관계하는 일입니다. 자연은 달리기 할 때 출발선 상에서 뛰어나가는 자세로 서 있습니다.

들녘에는 밭 가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퇴비 뿌리고, 밭 갈고, 두둑 만들고, 비닐 씌우고, 무엇인가 심을 준비합니다. 본격적인 영농철은 아니지만 마냥 기다리기는 싫습니다. 봄은 우리 마음을 조급하게 합니다. 우리의 영혼 속에 살짝 걸터앉아 있는 한 마리 새와 같습니다. 인생의 길목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설렘입니다.

가는 3월을 사방에서 말릴 태세지만, 나는 내버려 두고 싶습니다. ‘잔인한 4월’도 기대되니까요.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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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신호 2021-03-30 18:23:23
언제나 시작을 의미하는 숫자는 1이지만 ,
사실 1월보다는....
조합장님 말씀처럼
3월이 시작의 의미가 많은 달인것 같습니다.

입학, 개학, 개강 등등
그보다는...
봄의 시작을 알리기에...

3월은 만물이 깨어날 준비를 하고 ,
학교에서는 새 학기가 시작되고,
날씨가 포근해져서
한껏 봄이 오려나
기대를 하는달이죠~

코로나 19로 바뀌어버린 우리의 일상들... 사람들의 마음은 잔뜩 움츠려 있지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처럼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은.' 뒤숭숭한 3월을 보냈기에
저도...
4월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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