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노자의 철학, 경영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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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노자의 철학, 경영의 철학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0.12.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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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老子)는 전국시대(戰國時代) 사람입니다. 그때는 춘추시대(春秋時代)보다 갈등과 대립이 심했습니다. 어떤 제후도 천하통일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이 언제까지 국가를 통치할지 장담하지 못하던 시대였습니다.

노자는 자기 나름대로 국가를 오랫동안 통치하는 방법과 천하를 통일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당시 통치자들이 가장 무서워했던 것은 민중이 목숨 걸고 국가권력에 저항하는 것이었습니다. 왜 민중은 개개인이 뭉쳐 혁명적 연대를 하여 국가권력에 저항하는가. 노자는 저항의 원인을 민중에서 찾기보다는 오히려 국가권력이 그릇되게 기능하는 데서 찾았습니다.

《노자》 40장에서 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백성이 굶주리는 이유는 세금을 많이 거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굶주린다. 백성이 다스려지지 않는 이유는 통치자가 무엇인가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성이 다스려지지 않는다. 백성이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통치자가 지나치게 자신의 삶을 풍족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성은 죽음을 가볍게 여긴다.”

문제의 근원은 국가라는 체계의 작동원리에 대한 것입니다. 민중은 자신의 삶을 위하여 국가권력에 저항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가 원활하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통치자와 피통치자 사이에 일종의 교환관계가 성립되어야 합니다. 피통치자는 그래야 통치자의 이익이 자신들의 이익으로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이런 교환관계를 장악한 군주만이 오랫동안 통치자의 자리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제 한 해 결산의 시기가 다가옵니다. 수익의 크기가 얼마가 되고 그것을 어떻게 나누냐입니다. 중요한 것은 조합 직원과 조합 자체, 조합원과 준 조합원에게 어떻게 분배하느냐는 문제입니다. 조합 직원은 직원 나름대로 많은 성과가 본인들의 노력에 의해서 달성된 것으로 여깁니다. 조합원은 조합은 자신들이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준 조합원은 조합만의 잔치로 여겨 눈총을 줍니다.

여기에도 교환의 논리가 작용되어야 합니다. 서로가 주고받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먼저 조합 자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얼마나 남기고, 조합원에게 성과를 얼마나 배당할 것이냐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성과에 대한 노고와 미래에 대한 사기진작으로 직원들에게 얼마나 분배해야 하는가와 지역 금융기관으로 사랑받기 위하여 사회적 공헌을 어떻게 얼마나 하여야 하는가입니다.

중요한 것은 리더의 가치관과 자세입니다. 노자는 통치술의 근본을 맑음과 비움으로 자신을 지키고, 낮음과 부드러움으로 자신을 유지하라고 말합니다. 노자는 그것을 도(道)라고 말합니다. 조합장이 지켜야 할 경영철학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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