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아카시아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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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아카시아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0.06.15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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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꽃은 5~6월에 피는 꽃입니다. 순백의 이 꽃이 피면 온 동네에 향수를 뿌린 것 같습니다.

어감이 일본 말 같아서 일제의 잔재로 여깁니다. 1900년대 초에 우리나라의 헐벗은 산림을 복원하기 위하여 처음으로 들여왔습니다.

그때 이름을 잘못 불렀습니다. 원래 이름은 ‘가짜 아카시아’인데 여기서 ‘가짜’라는 말을 빼고 불렀다고 합니다.

우리는 아카시아에 대하여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꽃만큼 우리에게 주는 것이 많은 나무는 없습니다.

아카시아는 꿀을 줍니다. 꿀의 70%가 바로 아카시아 꿀입니다. 산사태 방지에 제격입니다. 왕성한 생명력과 생존력으로 단시간에 주위를 푸르게 합니다.

아카시아꽃은 추억의 향기가 있습니다. 어릴 때는 토끼 사료용으로 채취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줄기를 맛있게 소리 내며 뜯어 먹는 눈 큰 토끼가 떠오릅니다. 학교 오가는 길에 동무들과 아카시아꽃을 입안에 가득 따 넣고 먹기도 하였습니다.

아카시아나무가 점점 줄어든다고 합니다. 양봉 산업도 위기입니다. 있는 것마저 베지 말고 잘 보존했으면 합니다.

도덕경 제75장에 유위(有爲)와 무위(無爲) 개념이 나옵니다. 유위는 마치 일식이나 월식이 장애물에 가로막혀 일어난 것처럼 자신만의 생각과 욕심이라는 장애물에 갇힌 상태에서 나온 행위가 유위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아카시아의 위기는 우리의 오해와 무지의 탓입니다. 오로지 우리 탓입이다. 우리는 아카시아에 대한 이해가 너무 적습니다.

산을 버리는 나무이고 쓸모없는 나무라는 억울한 대접을 받아왔습니다. 이는 너무 일방적이거나 강제적인 소통 부재입니다.

아카시아는 한국인의 정서 속에 애증으로 살아남아 있습니다. 아카시아에 대한 측은지심(惻隱之心)을 가져야 합니다. 아카시아가 뽑히고 제거되고, 터전이 없어지는 현실에서 이제 아카시아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 담론의 주제로 삼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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