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순수입 1억 넘는 농부들의 특징
상태바
[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순수입 1억 넘는 농부들의 특징
  •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 승인 2020.07.29 15: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합원 중에서 순수입이 1억 원 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특징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포도면 포도, 오이면 오이에 진짜 전문가입니다. 오랜 경험과 노력으로 그 분야에서는 박사입니다.

그동안 겪었던 수많은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했습니다. 처음에는 이웃의 조언이나 책에서 하는 내용을 따르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일가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꿀벌들이 꽃밭에서 이리저리 날아다니다가 결국 온전히 자신만의 꿀을 만들어 내듯이, 자기 나름의 경험과 다른 데서 얻은 지식들을 혼합하고 변형시켜 완전한 자신의 견해를 만들었습니다.

농업은 과학입니다. 이분들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과학적 근거와 수치를 들어 설명합니다. 하늘에 맡기기보다는 시설 투자로 최대한 통제 불가능한 범위를 최소화합니다.

다산 정약용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전라도 강진에서 무려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면서 자식들에게 편지를 보내 세상사를 가르칩니다. 박석무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보면 그는 남새밭을 가꾸고 가축을 기르는 시골의 소소함을 꽤나 즐긴 듯합니다.

다산은 실학자답게 비록 농사를 짓지만 지식인의 품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양계를 시작했다는 아들을 예뻐하면서도 “양계(養鷄)를 하더라도 사대부다운 양계를 하라”고 말합니다. 농서를 잘 읽은 후 닭의 색깔을 나누어도 보고, 닭이 앉는 홰를 다르게 만들어 보고, 다른 집 닭보다 살찌고 알을 잘 낳을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라는 것입니다.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임영호 동대전농협 조합장

그러면서 기회기 되면 계경(鷄耕)과 같은 책을 쓰는 것도 독서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양계라고 권합니다. 다산은 결국 호기심을 가지고 책 보고 연구하고 관찰하여 그 분야의 나름의 지식인이 되라는 것입니다.

살 줄 아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습니다. 누가 더 많이 아는지가 아니라 누가 더 잘 아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독농가(篤農家)는 무엇인가 다릅니다. 농부도 지적 생활의 즐거움을 인식하여야 합니다. 그런 분에게 먼저 책으로의 여행을 권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아토피를 이기는 면역밥상
우리 단체를 소개합니다
임영호의 조합장 일기
풍경소리
이슈포토